■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 황보름
또 어떤 책을 읽을까 둘러보던 중 호평과 극찬으로 평가되고 있던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보게 되었다. 우선 사람들 왕래가 많지 않은 후미진 곳에 자리 잡은 동네 서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린 소설이다.
한적한 동네에서 서점 주인인 영주는 서점을 개업하고 자신이 손님인 양 어색하게 들어와 조용히 책을 읽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돈을 벌기 위한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 한눈에 드러나 손님이 이 서점 오래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부터 해야 할 상황이었다.
전 직장에서 번아웃을 경험 해 퇴직하고 자신이 좋아했고 정말 하고 싶었던 서점을 열게 된 영주.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자신이 꽤 건강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순간부터 휴남동 서점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사람들이 모이고, 이야기들이 모이고, 저마다의 사연들이 모이고, 책과 서점이라는 공간을 통해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고 한 사람 한 사람 삶의 의미를 다시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서점이 주변 사람들에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 의미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영주는 바리스타를 고용하고, 서점에 다양한 책을 들여놓고, 독서 모임을 만들며, 글쓰기 강의도 시작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휴남동 서점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영주처럼 경쟁과 속도전에 내몰리면서 실패하고 상처받은 우리의 이웃들이다. 끝없는 구직 실패로 취업을 포기하고 알바를 시작한 바리스타 민준, 남편 때문에 화날 일이 많은 로스팅 업체 대표 지미, 사는 게 아무 재미없다는 고등학생 민철과 그런 아들이 걱정되지만 조용히 응원해 주는 희주, 서점 구석에 조용히 앉아 뜨개질과 명상을 하는 정서, 삶이 공허해져 한국어 문장 공부에 매달린 작가 승우 등이 등장한다.
소설은 이들이 힘을 합쳐 휴남동 서점을 한 번 오면 오래 머무르고 또 찾아오고 싶은 공간으로 만드는 모습을 그린다. 인생이란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다. 때론 쉬어가기도 하고 가는 과정에서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찾아보기도 하고, 가까운 사람들과 연대하고 서로 도와주는 그런 모습들이 모여서 완성된다. 하지만 무엇에 쫓기듯 속도전을 하는 듯한 우리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그런 공간과 그 공간을 공유하며 교류하는 따뜻한 사람들이 있다면 좋겠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희망사항일 것이다.
여기까지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에 대한 감상평을 서술해보았으나, 내 취향의 책은 아니었다. 일단 소설이라 분류되어있지만 에세이 같다는 느낌이 들곤 했다. 너무나 일상적인 내용이고 일어날 수도 있는 주제와 상황들이 기는 하지만 공감할 수 있기엔 책의 전반적인 상황 설정이 다소 오그라들고 너무 티 나는 설정이 눈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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