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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학창 시절 본인은 별과 우주에 관한 문학이나 예술작품은 낭만이 넘쳤지만 내게 지구과학 시간은 참 지루했었다. 그저 행성 이름 외우고 행성 간의 거리를 구하고, 겨울철에 볼 수 없는 별자리를 찾거나 공전주기를 구하는 것이 나와 적성이 전혀 맞지가 않았었다.

 

그리고 천문학자라는 직업에 대해서는 연구소에서 망원경으로 밤하늘의 별들을 관측하고, 관측한 자료들을 기록하고, 또 그 자료들을 토대로 연구하는 일이 전부 일 것이라 생각했다. 나 말고도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이 책이 그런 대중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과학에 대한 관심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 책은 그저 천문학자의 에세이일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심채경 작가 사담 속에 우주와 삶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작가는 천문학을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자신의 신념과 생각에 빛을 담는다. 우주를 품고 달과 별을 사랑해서일까? 문장은 한층 낭만과 여유가 있고 모든 것들에 애정이 깃들어 있다. 작가의 진심은 학생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더욱 빛을 발했고 천문학에 대한 애정은 자기반성과 겸손함에서 우러나온다.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한 부분이 없었다. 그 정도로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를 따라 천문대도 올라가 망원경으로 별들을 관측하기도 했으며, 천문동아리에서의 생활도 해보고, 대학원에 들어가서 연구원이 되어보기도 하고, 대학교 교양 수업으로 천문학 수업을 듣기도 했다가, 천문학자의 입장에서 어떠한 고충이 있는지도 느껴보고, 세계 여러 나라들의 우주연구가 얼마큼 진행되었는지, 우리나라 달 탐사의 발전방향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해 보기도 하고, 또 천문학회에 참석해서 그 학회 속 긴장감과 설렘을 느껴보기도 했다. 이 정도로 경험이 리얼하게 서술되어있어서 마치 본인이 그 현장에 있었던 것 같은 상상을 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단순히 천문학자의 삶이 어떠한지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는 책이 아니다. 천문학자의 입장에서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느끼는지 천문학자의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는 책이기도 했으며, 오랜만에 아무생각없이 간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