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워낙 유명한 책이었지만 읽지 못했었으나, 표지도 읽고 싶게끔 바뀌었고, 이번 크리스마스 때 기회가 생겨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우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은 토마시, 테레자, 사비나, 프란츠 4명이다.
이 4명의 전개는 이혼한 의사 토마시는 체코의 서부 보헤미안 지역의 바에서 종업원 테레자를 만나고, 테레자는 토마시를 찾아 프라하로 와 둘은 연인이 되어 동거를 시작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테레자는 끊임없이 여성을 탐하는 토마시 때문에 괴로워하고, 그런 토마시는 친구처럼 지내면서 가끔씩 사랑을 나누는 화가 사비나가 있으며, 사비나는 스위스로 망명한 후 유부남 대학교수 ‘프란츠’와 사귀게 된다.
그리고 프란츠는 아내와 가족을 버리고 사비나를 찾아가지만, 사비나는 떠나버린다. 체코의 프라하의 봄 사건으로, 토마시와 테레자 그리고 사비나는 스위스로 망명하나, 얼마후 조국으로 돌아온 테레자를 따라 토마시도 귀국한다. 토마시는 이전에 체코작가 동맹이 발간하는 잡지에 오이디프스 이야기에 빗대어 공산주의자들을 비판한 것이 원인이 되어 둘은 시골로 쫓겨가게 되고, 트럭사고로 사망하고 만다.
프란츠는 사비나가 떠나고 진정한 자유로움을 찾고 생활하나 베트남에게 점령당한 캄보디아를 돕기위해 행진에 참가했다가 태국에서 강도를 당해 사망한다. 사비나는 스위스를 거쳐 미국으로 가서 화가의 삶을 살아가는 스토리이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웠던 이들의 사랑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점점 그 의미와 무게를 더해감에 따라 성숙해지는 게 재미있었다. 물론 여전히 각종 오해를 하고 있었지만 결국 다 사랑이었고 진심이었음을 깨닫는 장면이 나왔다. 철학적인 무게도 더해져 한없이 가볍지만은 않았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 작품은 그냥 줄거리의 흐름을 따라 읽을 때와 밀란 쿤데라의 삶의 역정을 이해하고 나서 책에 올라타 이야기를 따라 가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이야기 속에 담겨있는 철학적 질문들을 발견하고 나서야, 독자 스스로만의 답을 찾기 위한 고민들이 오늘날까지 이 책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이유가 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1968년 체코의 ‘프라하의 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소련의 위성 공산국가로서의 체코에 불어 닥친 사회주의 개혁의 바람은 이를 좌시할 수 없었던 소련을 중심으로 한 바르샤바 조약기구 국가들의 침탈로 무참히 좌초되고 만다. 밀란 쿤데라는 조국 체코에서 두 번이나 공산당 당적을 박탈당했고, 프라하의 봄을 겪으며 프랑스로 망명하여 자신이 겪은 사건들을 철학적 소설로 풀어냈고, 바로 그것이 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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